Two Koreans 5집 (불꺼진 창 [Paper-Sleev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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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작사, 곡:이장희) |
I will present everyone to me |
3: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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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출한 보컬과 세련된 사운드의 조합
투 코리언스의 마지막 정규 앨범으로 기록될 이 음반은 투 코리언스가 노래를, 이장희가 작곡을, 동방의 빛이 편곡과 연주를, 나현구 사장이 프로듀싱을 맡은 오리엔트의 전문적 분업체계가 잘 드러난 작품이다. 음반 전체를 관통하는 한두 단어의 수식어를 찾아내기는 힘들지만, 그렇다고 음반이 이것저것을 아무렇게나 묶어 놓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역시 오리엔트의 전문적인 분업체계가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 음반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1971년 [벽오동](신진레코드, SJ 2 7130)을 통해 데뷔한 투 코리언스는 김도향(CM송 작곡가와 명상 음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과 손창철의 듀엣으로 이루어진 팀이다. 음악적인 견해차로 잠시 결별했다가, 1973년 재결합했지만 이후 두 장의 독집 음반을 내고 다시 해체한다. 정규 독집 앨범으로는 이 앨범이 마지막이다. 이 음반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곡들은 이장희의 곡들이다. 영화 [별들의 고향]의 주제곡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부터, "한 잔의 추억", "그건 너", "불꺼진 창"까지 실려 이장희의 히트곡 모음집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다. 이장희 이외에 조동진, 김민기, 김기웅의 곡이 한 곡씩 실려있다. 특이한 것은 조동진이 만든 "들리지 않네"다. 12/8박자의 소울 스타일의 곡으로, 조동진하면 떠오르는 "행복한 사람"이나 "나뭇잎 사이로"와 같은 곡과는 전혀 다른 '열창'을 필요로 하는 곡이다. 그밖에 킹스턴 트리오(Kingston Trio)의 "This Land Is Your Land"를 양병집이 개사한 "이 땅은 나의 땅", 사이먼 버터플라이(Simon Butterfly)의 "Rain Rain Rain" 등과 한국의 민요를 개사해 부른 "뱃노래" 등이 실려있다. 이장희의 곡들을 부른 트랙들의 연주는 이장희가 부른 원곡들과 상당히 흡사하다. 기타와 보컬이 서로 주고받는 듯한 곡의 진행을 보이는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로즈(Rhodes) 신서사이저의 퐁퐁대는 소리가 인상적인 "한잔의 추억", 트로트 리듬의 "불꺼진 창" 등은 거의 이장희가 부른 곡들과 분위기가 흡사하다. 그러나, 단순히 원곡을 그대로 재현했다고 볼 수는 없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김도향과 손창철의 목소리 때문인 듯하다. 김도향과 손창철의 보컬은 어느 트랙에서나 이장희의 노래("불꺼진 창"의 경우 조영남)와는 다른 느낌을 만들어 내고 있는데, 투 코리언스의 음성은 그보다 더 즉흥적이고 자유롭다는 느낌이 든다. 투 코리언스에 비한다면 투박한 이장희의 목소리는 오히려 절제되고 조련된 목소리로 들릴 정도다. "그건 너"의 경우, 반주는 이장희의 노래와 비슷하게 들리지만 김도향과 손창철의 코믹한 내레이션으로 재탄생된다. 1절의 손창철의 노래 사이사이로 김도향이 코믹한 멘트를 '날리는' 대목이나, 2절 부분을 두 사람의 이야기체로 대체한 부분도 이색적이다. "한잔의 추억"에서는 루이 암스트롱처럼 찌그러진 왜곡된 목소리를 보여줌으로써 목소리의 톤을 다채롭게 변화시킨다. 정형화되지 않고 즉흥적인 이들의 보컬로 말미암아 기존의 노래는 새로운 흥취를 머금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음반을 듣는 재미는 민요를 개사해 부른 "뱃노래"에서도 계속된다. "어이영차 어이영차"하는 코러스가 흥미로운데, 당시 녹음실에 있었던 동방의 빛 멤버들과 나현구 사장까지 가세해 함께 "어이영차"를 함께 외쳐댔다는 일화도 노래를 듣는 재미를 부가시킨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김도향, 손창철의 보컬과 동방의 빛의 연주가 만나 이루어진 독특한 사운드의 알짜배기는 "들리지 않네"일 듯싶다. 트레몰로로 연주되는 블루지한 피아노 전주를 시작으로, 밑바닥의 소리까지 남김없이 뱉어내며 외쳐대는 음성이 매혹적이다. 물론 피아노에서 무그 사운드로, 무그 사운드에서 피아노로 넘나드는 건반악기의 연주나, 클린 톤의 기타를 버리고 퍼즈와 와와로 덧입혀진 기타의 음색은 4분이 넘는 시간동안 팽팽한 긴장감을 늦출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 '두 한국인'들의 번득이는 가창이 음반의 한 축이라면, 그것의 버팀목이 되는 든든한 기반은 강근식을 위시한 오리엔트의 전문 세션인 동방의 빛의 발광(發光)에 있다.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트랙에서 들리는 클린 톤의 영롱한 기타 소리, "한잔의 추억"의 인상적인 인트로를 장식하는 로즈 신서사이저의 소리, "그건 너"에서 버스와 코러스를 연결하는 미니 무그의 음향, "Rain Rain Rain"의 테입 에코를 통해 반향되는 기타 사운드, "뱃노래"의 스프링 에코를 거친 울림과 같은 다양한 사운드 실험은 '밴드'로서 동방의 빛의 진면목을 파악할 수 있게 만드는 대목이다. 때문에 이 음반은 투 코리언스의 거칠면서도 맛깔스러운 창법과, 세련된 동방의 빛의 연주와 조우하여 새로운 화학작용을 발산한 음반임에 틀림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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