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in

Cristian Castro/ La Nave Del Olvido

Pancho 2013. 2. 5. 12:43

Cristian Castro / Viva El Principe 2010

  

 

 


 

 

 

 

 

 

 

 

 

휑하고 초라한 시선으로 바라만 보아도 자욱한 봄 햇살의 투명한 연초록 길목은 내 마음도, 몸도 물들이며 따스한 미풍의 시간을 만들어 준다. 서리꽃 하얗게 뒤집어쓰고 맵짠 겨울을 나던 나무들도 밑동부터 봄물이 오른다. 언 강물이 스르르 풀리고 빛들이 산란하는 바로 그때. 사람이 애타게 부르지 않아도 봄은 알아서 온다. 누군가 그랬다. 겨울은 닫힌 시간이고 겨울의 이미지는 삭막하고 가파르며 고독하다고 그래서 겨울에는 사람도 풍경도 헐벗었다고 그나마 함박눈이라도 내리지 않는다면 제 체온을 유지하기에 급급한 그 세상이 얼마나 황량하겠냐고. 하지만 춥고 지루한 성장통과 같은 겨울이 봄과 맞닿아 있다는 것은 큰 위안이다. 겨울을 이겨내 맑은 봄날을 꿈꾸는 사람 곁에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봄이 지척에 와 있다는 위안을 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롯이 삶 전체를 그리기에 바칠 수 있는 착각에 빠지게 만드니 말이다.

 

 

 

오랜만에 크리스티안의 음악을 듣는다. 이젠 나이 지긋한 중년 가수가 들려주는 평온한 목소리, 대중의 시선을 외면한 일이 없었던 그의 노래는 누구나 가까이 할 수 있는 부드러움이 넓게 번진다. 그의 음악에는 맑은 애수와 안온한 기쁨이 묻어나는 풍경이 있기에 달콤함으로 포장된 상투적인 현대 선율의 한계를 무의미하게 만들어 놓는다. 오디오가 있는 공간에 낮은 볼륨으로 틀어 놓아도 저절로 그만의 색이 투영 되어 흐르며 일상에서 느껴지는 호흡과 함께 한다. 이따금 음악에 귀 기울여 한 소절 한 소절 선율과 가삿말을 따라가다보면 가만히 마음을 얹으며 나만의 공감된 색으로 채색하게 만들어 준다. 고전적 아름다움을 다시 돌아보게 만들어주는 크리스티안의 본 앨범이 전해주는 것은 안일하게 변해가는 세상에 서로 같은 꿈을 꾸고 힘을 주는 아날로그적인 감수성, 그 자유로움으로 인해 선명한 자신의 색채와 이야기가 있는 노래의 은유를 확인할 수 있다. 

  


 
 

 
                                                                                                                               

 

Cristian Castro / Viva El Principe 2010

 

 

2. La Nave Del Olvido

 

Number of Discs: 1

Label: Universal Latino

 

 

 

 

 

카스트로의 13 번째 스튜디오 앨범. 국민 가수라 칭호를 받는 호세 호세를 위한 크리스트안의 헌정 앨범 성격을 띄고 있는 본 앨범은 과거 호세 호세를 위해 노래 및 앨범 제작을 담당한 라파엘 페레즈 보티하의 프로듀서 참여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감미로운 크리스티안의 보이스, 오랜 세월 동안 우리에게 고전적인 사운드를 유지 시켜주는 음향들은 마지막 트랙 호세 호세의 Recited 시와 함께 시대의 가치와 옛 향수의 그리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Latin' 카테고리의 다른 글

Marcela Morelo/Manantial  (0) 2013.09.18
Julio Iglesias/Love Songs   (0) 2013.09.17
Nana Mouskouri/Un Bolero Por Favor  (0) 2013.09.12
Ana Gabriel/Dos Amores, Un Amante  (0) 2013.06.12
El Quinteto Buenos Aires/La cumparsita  (0) 2013.04.22